재해사망보험사례 - 어부 아빠 생명과 맞바꾼 ‘눈물의 보험금’ - 보험사례안내

재해사망보험사례 - 어부 아빠 생명과 맞바꾼 ‘눈물의 보험금’ - 보험사례안내

전라북도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속한 섬 무녀도의 부둣가. 소년은 오늘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선들이 하나 둘 돌아오는 시각. 배에서 내린 어부들의 얼굴들 속에 아버지는 없다. 하지만 소년은 매일 부둣가를 서성인다. 그를 바라보는 어부들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가득하다. 오랜 뱃일로 거칠고 굵어진 손으로 소년의 머리를 한 번씩 토닥이고 지나간다.

지난 4월, 평소와 다름없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아버지 강두홍(50세. 가명)씨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고기를 잡아 올리는 양망기 롤러에 딸려 들어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돌아오는 주말엔 꼭 새 운동화를 사주겠노라” 약속했던 아버지가 끝내 차디찬 주검이 되어 돌아오고 만 것이다.

강 씨는 가난한 어부에게 장가들겠다는 여자가 없어 서른여섯,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 느지막이 얻은 아들이라 세상 가장 귀한 선물이라며 애지중지 키웠다. 하지만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가던 무렵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다는 아내와 끝내 이혼을 했다. 엄마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아버지는 엄마 몫까지 곱절의 사랑을 주는 세상 둘도 없이 자상한 아버지였다.

그는 어부일을 하기 9년전 지인의 소개로 신한생명의 한 상해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월 보험료 2만원도 안 되는 적은 액수였지만, 가난한 그에겐 그 돈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항상 노출돼있는 법. 하나뿐인 어린 아들과 이혼 전 아내 걱정에 흔쾌히 가입을 했다.

가난하다는 이유 말고는 다른 문제가 없는 성실한 어부요 아버지였다. “내가 죽으면 우리 아들 불쌍해서 안 된다”며 그렇게 좋아하던 술-담배도 일체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드넓은 바다는 수없이 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곳. 거친 파도나 폭풍이 불지 않아도 불의의 사고는 심심찮게 일어난다.

강 씨가 가입한 보험은 선박, 항공기, 철도 사고에 대비한 상해보험 뿐. 불행 중 다행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보험 수익자는 아들에게 지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들의 나이는 13살. 결국 소년의 보호자인 이혼한 부인 앞으로 보험금 1억5,000만원이 지급됐다.

이혼 후 뭍으로 나갔던 엄마는 무녀도로 돌아왔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떠날 수 없다”는 소년의 완강한 고집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없지만 보험금 덕분에 이들 모자의 생활은 궁핍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모자 사이의 관계는 아직 서먹하기 이를 때 없다.

엄마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아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또한 “보험금 때문에 섬으로 돌아왔다”는 동네 사람들의 수군거림도 대수롭지 않다. 가난은 죽기보다 싫었지만, 떠나간 사람의 착한 심성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가 남긴 한 점 혈육을 잘 키우며 살겠노라 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강 씨의 담당 FC와 이번 보험금 지급 사례를 조사한 신한생명 관계자들은 아이를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어린 그에겐 수십억의 보험금보다 아버지의 사랑이 더욱 절실하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13살 소년은 큰 슬픔을 겪은 후 부쩍 어른스러워졌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생명과 맞바꾼 보험금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겠어요.”